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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중복개설된 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 적법성

202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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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상의 의료기관 중복개설 금지 규정에 따라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

 

따라서 만약 의사 A 이미 의료기관을 개설·운영 중임에도 불구하고 의사 B의 의사면허를 빌려서 또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다면 의사 A는 의료법에 따라 형사처벌 및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자신의 의사면허를 빌려준 의사 B 역시 의료법의 명의대여금지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의료법상 형사처벌 및 의사면허 취소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의료법을 위반하여 중복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진료행위를 한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는 것일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른바 사무장병원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부정수급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해당 요양급여비용에 대해 환수처분을 하고 있는데, 중복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부정수급으로 보고 환수처분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중복개설된 병원에 고용된 의사의 진료에 대해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것이 적법하다는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하였다(대법원 201536485 판결).

 

대법원의 판시이유를 살펴보면, 의료법에서 사무장 병원과 중복개설 병원에 대한 처벌규정의 차이에 주목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의료법은 사무장 병원의 경우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비의료인(사무장), 의사면허를 빌려준 의료인 뿐만 아니라 단순히 사무장 병원에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의사 역시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반면, 중복개설된 의료기관의 경우 중복개설을 한 주체인 의료인은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그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인은 현행 의료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사무장 병원)과 의료인의 의료기관 중복 개설의 위법성, 가벌성에 차이가 있다고 볼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법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요양급여에 대해 비용을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대법원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의료법에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다고 하더라도 의료법 위반의 경중 등에 비추어 경우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의 입법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대법원은 의료기관을 중복개설하여 의료법을 위반했더라도, 해당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진 의료행위는 정당한 자격과 면허를 가진 의료인에 의한 것이므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 중복개설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를 지급받은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주체가 되는 사무장 병원의 경우와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개설하는 경우 모두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지만, 후자의 경우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의 주체가 의료인이므로 두 경우의 위법성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대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본다.

 

또한 의료기관 중복개설에 관여하지 않고, 단지 해당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인이 한 진료에 대해 중복개설된 의료기관이라는 이유로 사후에 진료비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전부 환수하는 처분은 고용된 의료인에게 가혹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실제로 고용된 의료인 입장에서는 고용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해당 의료기관이 중복개설된 것인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문 기사 링크(메디파나 뉴스): https://www.medipana.com/news/articleView.html?idxno=246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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